설경구,하지원,박중훈 / 윤제균
나의 점수 : ★★★★★
웃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나는 영화.
한국형 투모로우(?)
웃음으로 시작해서 울음으로 끝맺는다,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재밌다..뭐 이런 말을 미리 들었던 터라.
그런가 보다. 하고 보러 간 영화.
오프닝에 해운대 글씨. 정말 지지.-_-
왜 그랬니..차라리 파도에 휩쓸리듯이 사라지게 하지..
설마 내 개그포인트를 노린 건 아니겠지..;
맨 처음엔 역시 타지방 출신이라서 조금은 거슬리는 배우들의 부산 사투리.
매끄러웠지만, 그래도 부산 사람이 느끼기에 약간은 거부감이 있었달까.
뭐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더 정감도 가고 해서.
실은 배우들에 대한 이미지때문이었나..싶기도 했다.
사투리와 함께 더 친근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롯데!!!!! 이대호 선수!를 비롯해서 장원준 선수! 그리고 손아섭 선수, 나승현 선수까정..
으헤헤. 아무래도 좋더라고.
사투리와 롯데, 그리고 관광명소의 상업구도뿐만 아니라
더 큰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메가 쓰나미가 닥치기 전에 인물들의 일상과 사정을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이민기!가 해운대에 나오는 줄은 몰랐다구.
희미를 구하는 장면에서 민석쌤이 떠올랐음.
원칙대로라면 물에 빠진 사람은 희미처럼 구조대를 붙잡고 늘어지기 때문에 머리가 아니라 잠수해서 다리부터 잡아서 구조해야 하는데.
뭐, 사람이 언제나 매뉴얼대로 되지는 않지만 역시 희미와의 관계에서 웃음을 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설정이라는 생각도 잠깐.
'죽음' 앞에 숙연해지고 약해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한 영화.라고 평해도 될 듯.
재난도 그렇고, 말귀가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김휘의 모습에서 [투모로우]가 떠오르는 것을 금할 수 없었지만.
역시 '한국형'이랄까.
[투모로우]를 비롯해서 미국 영화에서 보여지는 [아버지 혹은 대통령은 위대하다.]는 결론으로 가지 않아 좋았다.
다양한 형태의 애정과 증오를 필두로 한국의 코드라고 할 수 있는 情을 내세운 것이 노림수라는 생각이 들었어도 좋더라.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두려울 정도로 아슬아슬한 동춘의 생명의 곡예.
컨테이너 박스가 광안대교 위에 떨어지고 와이어가 튕겨나가는 장면은 잠시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두렵고 긴장되었지만,
어쩐지 웃을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서 그런가.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이 날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화를 불러오는 캐릭터답게 그놈의 화력조절 좀 하지..했던 라이터로 장렬한 최후는 비켜나가지만 그에 버금가는 재난을 만들어 낸다.
컨테이너 박스를 날려버리다니....겨우 살았던 사람마저 죽여버리고서는 자의든 타의든 13명의 목숨을 구하고서 용감한 시민이 된다.
큰 책임을 요하는 큰 힘을 가진 히어로들이 가장 함께하고 픈 사람과 그럴 수 없었듯이, 동춘 역시 가장 소중한 사람은 곁에 없어 구하지 못하지만.
그러게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거다. 그건 변하지 않는 하나의 진리다.
그리고 분명 슬픈 장면인데,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만 부분.
박중훈의 처절한 외침. "내가 니 아빠다!"
I'm your father 의 한국어 버전인가. 싶어 울다가 바람 빠지듯 웃어버렸다.
뒤에 지민이가 엄마만 부르짖다 처음으로 아빠라고 부르며 우는 장면에서 다시 본래의 감정으로 돌아왔지만. ;;
물에 휩쓸려가는 구두 한 짝은 한참 전에 먼저 가버리신 동춘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지만
동시에 억조 구청장님을 떠올리게 한다.
설경구와 이민기의 표정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조금은 설경구의 현실상황과 맞닿아 있는 거 아닌가.
조금 노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민기의 해맑은 웃음이 그리운 사람들과 너무 닮아서 눈물이 났다.
재난 따위 생각할 수 없는 평범한 일상과 재난 속에 있을 때, 그리고 재난이 지나가고 나서도
울음과 웃음으로 점철되어 있는 우리네 삶을 보여주어서 더 와 닿았다.
언제부터 울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영화를 보면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니라 울음이 났다.
끝내 형식이가 준하를 올려 보내고 바다로 뛰어들 때.
덜덜 떨고 울면서도 활짝 웃으며 바다로 떨어질 때.
바다에 빠졌다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해맑게 웃었을 때.
그리고 그 길로 파도에 휩쓸렸을 때.
진우도 팀이 생각나 버렸다.
쓰나미보다 더 큰 재난이었던 너울 파도가 휩쓸어간 4명의 얼굴이 오버랩되어서.
울음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8월인데. 조금 괜히 봤다는 생각도 들고.
[바다]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도.
바다에 가는 행위도 할 수 없었던 2년.
CG 범벅이었지만 거대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 바다가. 무서웠다.
화장실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손을 씻다가, 이것도 물이구나. 하는 마음에 또 마음이 먹먹해졌다.
곧 2주기가 돌아온다.
부디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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