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속 표정으로 영화의 모든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들과 나


마더
김혜자,원빈,진구 / 봉준호
나의 점수 : ★★★★★










# 오프닝에 엄마가 들판에서 홀로 춤추는 장면 보면서.. <괴물>의 오프닝을 떠올렸다. 오프닝에서 전주곡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닮았다.

# <마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순진한 바보, 윤도준이다. 아무것도 모르기에 허를 찌르는 예리함을 드러낸다.

# 그나저나 준태는 땡잡았구나. 받은 돈으로 차도 사고, 여자도 계속 끼고 있고, 바보같은 새끼를 바보라고 계속 믿을 수 있어서.

#
  전혀 연관성 없던 일들이 뺑소니처럼 급작스럽게, 난데없이 인생에 끼어든다. 삶을 어지럽히고 새로운 고리를 만들어 내면서 숨겨져 있던 것을 들춰낸다. 새로 만들어진 아주 사소한 고리가 기억 저편에 묻혀 있던 녹슨 고리를 이끌어내고 결국은 고리의 끝과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숨길 수 있는 치부가 없게 만들어버린다. 물론 고리(=현실,사실,진실 등)와는 상관없이 사람은 스스로 망각하기를 선택함으로써 진실을 마주 보고 느끼는 두려움을 엄폐시킨다.

  마더(혜자)는 영화 속에서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 중 하나를 드러낸다. 잊혀졌다 여긴 진실(도준이가 5살 때 농약 탄 박카스를 먼저 먹인 것)이 드러나자 당연한 수순을 밟는다. 경악을 금치 못하다가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느냐고 동정과 이해, 선처를 요구한다. 그마저도 통하지 않자 어떻게 그 일을 기억하느냐며 허벅지를 대라고 한다(망각하기를 바란다). 그 진실을 도준이 알아오기 전부터 스스로 죄 값을 치루던 중이었는데 도준으로부터 비난을 받자 견딜 수가 없었음이라(사진관에서 스스로의 입으로 고백했듯이 박카스를 먹인 이후로는 좋다는 것만 먹이며 그토록 위해왔지 않나).

  또 목격자가 되어 도준을 변호해주고 결백을 증명해줄 것이라 믿었던 고물상에게서 기대했던 일과 전혀 다른 사실을 듣자, 그를 죽임으로서 사실을 은폐한다. 마지막으로 도준에게서 고물상에 두고 왔던 침통을 전해 받고 버스 안에서 스스로 침을 꽂는다. 침을 놓고 춤을 춤으로써 잊고 싶은 진실(여러 가지의 사건 모두)을 잊어버리기로 선택한다. 어쩌면 춤을 추는 것은 침의 촉매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눈 돌려버리기에는 좋은 친구가 아니던가.

  결국 마더(혜자)는 자신이 시작한 곳에서 몰락해 들어갔다. 영화 내내 말해온 속병 모두 잊게 해준다던 침 자리와 기억나지 않는 일들도 다 기억나게 해준다는 관자놀이. 암만 생각해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겠지. 침을 놓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간단하며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니까.

#
  남들이 바보라 여기는 가장 순수(순진이 아니다)한 존재인 도준은 자신의 존재로 하여금 인간의 약하고 어두울 수밖에 없는 곳을 꿰뚫는다. 도준 스스로 인지하는지 못하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은 순수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순수하지 않은 자들이 스스로 발을 저리게 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는 것은. 순수한 그는 그 저리게 한다는 감각을 느끼지 못하므로. 애초에 그는 그런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바보라 여기지 않나.
  하지만, 사실 순수한 자들만이 저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순수하지 않고, 똑같으면서도 발을 저리게 하고 가슴을 덜컹거리게 하는 자들도 존재한다. 아니, 사실 저릴 것과 덜컹거릴 것이 있는 자들이라면, 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자라면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에도 저리고 덜컹거리겠지.


# 의문 1. 고물상 노인네는 어떻게 나정의 핸드폰에 찍혔을까. 그 애가 진짜 그 가난뱅이 노인네한테도 그 짓을 했단 말인가. 오 말세다.

# 의문 2. 혜자는 왜 도준이의 옛 사진을 복원하려고 했을까. 그것도 반으로 쪽 찢어서.
→ "독한 걸로 탔으면 나랑 도준이는 지금쯤 천국 꽃밭에서 뛰놀 텐데. 그라목손을 탔어야 했는데.. 내가 마음이 약해서.. 약한 걸 타 가지고 이틀을 피똥 싸고 열 올랐잖아." (정확한 대사는 기억이 안 난다. 대충 이랬던 거 같은데;) 약간 무서우면서도 한탄 조가 이해는 된다.

# 의문 3. 도준이는 침통 속 스펀지는 어떻게 찾았을까. 그거 피 닦던 거 아닌가? 설마 혜자가 피 닦고 나서 다시 스펀지를 침통에 넣고 침 하나하나를 다시 꽂았을까. 아무튼, 그 쓰레기통에서 용케도 타지 않은 스펀지를 참 용케도 찾았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gobbet.egloos.com/tb/2558983 [도움말]
  • 마더 2009/08/07 13:17 #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명의 감독중 한명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닐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박찬욱 감독을 더 좋아하지만, 봉준호 감독도 이른바 천재 연출가라고 할 수 있겠죠. 오락성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완성도와 작품성 등 세가지 요소를 모두 보여주는 감독입니다. 더불어 언제나 그의 작품 속에는 사회의 부조리를 비판하는 화두도 삽입되어 있었습니다.모든 면에서 이미 완성된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신작을 보면서 봉준호 감독은 끊임없...... more

덧글

  • 배트맨 2009/08/07 13:18 # 답글

    이 작품은 보는 이에 따라서 해석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고요. 상영관을 나선 후 여러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준 것 같아서요.
    봉준호 감독은 계속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리뷰네요. 잘 읽었습니다.
  • 인느 2009/08/07 14:54 #

    그렇죠. 여러가지 시각으로 해석될 수 있었던 영화가 한국영화라 더 좋았지요.
    영화를 보고 나서 종종 생각하게 하는 영화들이 많아서 행복합니다.
덧글 입력 영역


얼마블연


관심 구걸

블로그 예절 캠패인 뱃지

블루씨